회원들 “시간 아까운 커리큘럼 많다” 비판

주최자 아닌, 교육내용 기준 점수부여가 바람직

올 가을 학술행사 시즌이 끝났다. 이번 추계 시즌에도 대부분의 학술대회와 세미나가 성황을 이뤘다. 많은 치과계 종사자들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 학술행사 참석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시행된 의료인 면허신고제와 내년으로 예정된 의료기사 면허신고제의 여파다.

이에 학술행사를 주최한 많은 단체들은 몰려든 참가자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정작 열심히 강연장을 찾아다닌 일반 회원들은 뒷맛이 쓰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일부 강연을 제외하면 나머지 강연은 시간이 아까울 정도인 학술행사도 있었다”며 “보수교육 점수만 아니면 듣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또한 “일부 치과의사의 경우 재테크 강좌나 레저 강연만 골라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며 “그런 치과의사들도 열심히 학술강연에 참석한 치과의사와 똑같이 점수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현행 보수교육 부여기준은 주최자 기준이다. 주최 단체가 보수교육기관 기준에 합당하면 보수교육 점수가 인정된다. 교육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주최 측이 보수교육 주최기관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보수교육을 인정받을 수 없다.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치과의사단체뿐만 아니라 다른 직역단체도 마찬가지다. 특히 의료기사 면허신고제 시행을 목전에 둔 올 가을 시즌엔 유독 잡음이 심했다.

모 직역단체의 경우 ‘보고서 쓰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회원은 “도대체 보고서 쓰는 방법이 우리 직역의 전문성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보수교육에 포함되는 강연을 선정하는 기준이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해당 직군의 경우, 일부 특수한 업무에 종사하는 회원의 경우에는 ‘보고서 쓰기’가 중요한 교육요소일 수 있다. 전체 회원의 만족을 고려해야 하는 협회 입장선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회원들에게는 여러 불만족스러운 부분과 맞물려 크게 다가왔다. 한참 이 문제로 해당 협회 게시판이 시끄러웠다.

사실 보수교육 인정 기준에 대한 비판은 그간 보수교육 인정에서 소외된 일부 비인준 학술단체나 업체가 주도했다. 회원들의 불만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직접 참가하는 일반 회원들도 이 같은 문제를 크게 받아들이고 있다.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다. 이는 그동안의 미흡한 보수교육 운영으로 쌓아온 폐해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모 학회 관계자는 “이 같은 논란은 대부분 보수교육 점수 인정기준이나 운영과정이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불합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불거진 문제”라며 “협회 편의보다는 회원 필요성과 만족도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직역 특성에 맞는 전문성 유지라는 보수교육 원 취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이나 제도를 손질하는 과정이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도 만만치 않을 순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어선 되겠냐”고 반문하면서, “특히 레저강좌나 재테크 강연에까지 보수교육 점수가 인정되는 부분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 학술행사에는 포함하되, 보수교육 인정은 커리큘럼별로 분리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보다 철저한 수준관리와 엄격한 기준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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