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명칭변경에 행사 참가자들도 헷갈려
회원들 “축적된 브랜드 가치 상실” 우려 목소리

최근 치과계는 ‘명칭변경’이 화두로 떠올랐다. 업무영역의 고수나 확장을 이유로 여러 단체의 공식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각 단체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학술대회와 기자재전시회도 명칭변경 바람이 불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행사의 상징성을 갖는 명칭이 너무 자주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명칭을 변경코자 하는 단체 대부분이 “해외 선진 치의학과의 교류, 기자재전시를 통해 참가하는 회원들의 실전임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가장 큰 목적을 ‘위상제고’로 꼽았다.

실제로 몇 년 사이 해외 참가자들이 대회장을 찾는 경우가 미약하나마 늘긴 했다. 학술 프로그램이나 기자재에 대해 문의를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명칭변경에 대한 회의감을 표출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최근 학술대회를 마친 중부권 연합학술대회의 건도 마찬가지였다. KCH라는 공식명칭을 사용했지만 이를 아는 이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해당 지부 소속 회원들은 단순히 ‘학술대회’기 때문에 참석했다고 하기도 했다.

A 원장은 “누구는 CDC, 누구는 HODEX라는 표현을 써서 KCH라는 명칭 자체를 몰랐고, 합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줄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엔 연합학술대회 명칭을 WEDEX로 변경키로 결정했다.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B 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자재 전시부스로 참가해야 하는 업체들의 입장도 당황스럽다.

대회 명칭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보니 부스홍보와 광고제작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영업사원이 대회명칭을 원장들에게 말해도 알아듣지 못해 황당했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학술대회나 기자재 전시회 명칭변경의 결정도 꽤나 어렵게 진행되는 상황일 것이다. 변경할 명칭을 두고 단체간 알력 다툼이 벌어지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키도 했다.


오는 14~16일 킨텍스서 개최될 치산협 IDEX 행사의 명칭은 최근까지 회자되고 있을 정도. 특허권 공방까지 이뤄졌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지난 9월 개최된 경기지부 학술대회인 GAMEX도 명칭변경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기지부 C 이사는 “그동안 해외서 게임X로 인식돼 치과계 행사와 무관해 보인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며 “공모전을 통해 경기도의 K를 따서 K-DEX로 결정했는데 Korea로 소문나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변경되고 있는 명칭들이 한국을 대표하거나 세계 무대로 도약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해외참가자들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행사로 인식할 수 있는 부분도 충분히 우려스럽긴 하다. 하지만 덮어놓고 막는 것 또한 묘수는 아니다.

단순히 해외참가자들만이 아닌 국내 참가자들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명칭변경에 대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저작권자 © 덴탈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