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언론서 ‘임플란트 폭리’ 주범으로 지목
쌓인 재고에 치과서도 대량구매 꺼리는 분위기
이젠 할증율보단 판매가 인하방안 고민할 때

치과의사가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 취급을 받게 생겼다.

지난 1일 JTBC는 ‘임플란트 폭리 심각 … 내부고발자 충격고백’이란 자극적인 제목을 앞세워 ‘임플란트 시술비가 재료대에 비해 과도하게 비싸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앞서 본지는 JTBC가 임플란트 폭리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고 알리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317호 표지기사)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

지난 1일 JTBC는 ‘임플란트 폭리 심각 … 내부고발자 충격고백’이란 자극적인 제목을 앞세워 ‘임플란트 시술비가 재료대에 비해 과도하게 비싸다’고 지적했다. 또 ‘저렴한 제품을 대량 공급받은 뒤 비싼 임플란트처럼 속여, 시술로 얻는 마진율이 과도하다’며 개원가에 만연한 ‘할증’ 거래방식도 고발했다. ‘싸게 샀으면 수가도 내려야 한다’는 논리다. 이대로 가다간 치과의사가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 취급을 받게 될 판이다. 판매가 인하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JTBC는 보도를 통해 “현재 임플란트 보험수가가 너무 비싸게 책정됐다”면서, “노인들이 실질적으로 보험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또 “저렴한 제품을 대량 공급받은 뒤 비싼 임플란트처럼 속인다”며 “시술로 얻는 마진율이 과도하다”고 꼬집었다.

개원가에 만연한 ‘할증’ 거래방식을 문제 삼은 것. 보험등재 재료대가 실거래가에 비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어 치과의사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할증은 임플란트 구매량 이상 추가 제품을 덤으로 얹어주는 치과계 판매관행이다. 실제 업체마다 할증률은 제각각이지만 보통 2~300%는 기본이다. 많게는 700%까지 할증을 붙여주는 업체도 있다.

할증을 계산에 포함해 실제 재료대를 산정하면, 보험수가로 책정된 재료대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치과계 관행을 대중언론이나 일반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오히려 ‘싸게 샀으면 수가도 내려야 한다’는 논리가 더 와닿는다. 치과의사가 악덕업자로 매도되고, 현행 보험수가가 터무니없이 높은 수가로 지탄받는 이유다.

임플란트 보험등재 당시에도 할증이 차후 문제가 될 것이란 예측은 있었다. 급여화 과정서 임플란트 치료는 재료대를 비롯해 기공료와 치료행위까지 모두 세분화되어 수가로 책정됐다. 할증이 반영된 낮은 구매가로 보험을 청구했다가, 추후 재료대 조정과정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 같은 우려는 우려에서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지금도 청구과정서 등재된 재료대보다 훨씬 낮은 구매가격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 심평원도 재료대 책정 이후 “구매 관행을 주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할증을 거쳐 크게 낮아지는 실거래가에 대한 의심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판매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실거래가는 재료대 하향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자칫 임플란트 보험수가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급여화 이후 임플란트 업체들이 앞 다퉈 등재가에 맞춘 보험전용 임플란트를 출시한 속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할증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할증을 덤으로 잡고 비용처리를 하지 않으면, 할증 분은 세금탈루다. 리베이트의 일종이라고 해도 반박할 논리가 마땅찮다.

물론 총 구매물량에 맞게 객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서류상 문제를 피해갈 순 있다. 실제 많은 치과서 이 같은 방식으로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그러나 고식지계가 언제까지 통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일 당장 치과계 속사정을 잘 아는 누군가가 내부고발자로 나서 일을 키우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최근엔 치과의사들도 할증을 꺼리는 분위기다. 어려운 개원환경 속에서 환자는 줄고 임플란트 재고는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할증율이 아무리 높아도 언제 다 소모할지 모를 부담스러운 물량을 한 번에 구매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임플란트 업체에 대한 불신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다. 임플란트 패키지 구매과정서 업체 또는 영업사원과 갈등을 겪은 사례가 치과의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수차례 알려졌다. 예전처럼 영업사원의 말만 믿고 선뜻 구매계약을 진행하기엔 불안하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개원의는 “요샌 높은 할증율을 내세우는 업체보다 필요한 다른 재료를 패키지로 주는 업체에 더 마음이 기운다”며 “할증으로 복잡하게 가격적 메리트를 강조하느니, 차라리 판매가를 내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치과의사 입장에선 어떤 방식이 됐든 구매비용이 줄어들면 그만이다. 실거래가를 판매가에 반영하면, 복잡한 할증율 계산도 필요 없고 추후 오해의 소지도 없앨 수 있다.

이제 할증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보다 명료한 가격체계로 환자들에게 신뢰를 더할 필요도 있다. 업계 입장에서도 억지로 보험전용 임플란트를 내놓기보다는 판매가를 인하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수 있다.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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