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 이유로 소규모 기공소서 채용 빈번
동년차 국내 기사보다 월급 150만원까지 적어
복지부선 “적발시 사법조치”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

소규모 기공소 위주로 외국인노동자들이 국내 기공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서 실습 등의 이유로 국내로 들어와 취업하는 형태다. 문제는 이들이 국내선 무면허라는 점이다. 기공계가 불법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소규모 기공소 열 곳 중 최소 한 곳에선 외국인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A 소장은 “인근에 있는 기공소에도 조선족 기사가 한 명 근무한다. 체계적인 교육은 안 받았다는데 실력은 제법이다. 같은 연차의 우리나라 기사와 월급도 100여만원은 차이가 난다. 솔직히 혹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귀띔했다.

기공소마다 차이야 있겠지만 크라운 5년차 기사의 경우 평균 월급은 200~250만원선. 같은 연차의 외국인노동자는 100만원 초반대면 채용이 가능하다. 각종 세금이나 퇴직금 등으로 머리 아플 일도 없다. 외국인노동자 채용이 늘고 있는 이유다.

심한 경우엔 기공작업을 경험해보지 못한 외국인노동자들을 고용하기도 한다. 대충 교육한 후 다른 사람에게 후처리를 맡긴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투입하는 것. 일부 기공소선 핀 작업이나 빌드업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에 투입하기도 한다. 상황이 심각하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저연차 기사들이나 학생들은 그저 한숨만 쉴 뿐이다.

한 저연차 기공사는 “기공계가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외국인을 데려다 쓰는 것은 불법이다. 소장 본인은 좋은 차를 타고 다니지만, 일하는 기사들 처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소규모 기공소에 누가 남아있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는 현 기공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기공계는 현재 대형화·협업화된 기공소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나뉘어 있다.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소규모 기공소의 경영여건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은 고정비용 절감하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B 소장은 “기공료 경쟁이 지금보다 심각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수입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소규모 기공소에선 고정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결국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인데, 그간 부족한 일손 때문에 어떻게 건드릴 수가 없는 영역이기도 했다. 외국인노동자 채용은 이 같은 상황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선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암암리에 이런 형태의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줄 몰랐다. 당연히 불법행위에 해당된다”며 “적발시 사법조치를 취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어려운 경영여건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무면허 외국인노동자 채용은 분명한 불법이다. 지금은 단속이 없지만, 적발되면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기공계 내부적인 자정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어 소규모 기공소의 생존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마련에도 고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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