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매출상승보단 비용절감 시대②

재료없어 진료 못하면 마이너스
재고 파악 안 돼 재주문 하기도
리스트 만들어 지속적 관리해야

사실 개원가에서 ‘재고관리’는 대부분 관심없는 일이었다. 물론 많은 치과에서 여전히 재고관리는 남의 나라 이야기 일뿐이다.

하지만 최근에 주문한 재료가 창고에 몇 박스 쌓여있는 것을 목격해 봤거나, 당장 환자 치료에 필요한 재료가 바닥나 환자를 돌려보내야 했던 경험이 있거나, 혹은 유통기한이 넘은 재료를 발견해 처리를 고민해 본 적이 있는 치과라면 재고관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 치과라면 대부분 이런 경험을 못해봤을 리가 없다. 정말 흔하지만 무심하게 지나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매출상승이 아닌 비용절감을 통해 치과 수익률을 높이여야 하는 때다. ‘재고관리 하느니 환자 몇 명 더 보면 되지’라는 생각이 팽배했지만, 냉정히 말해 이제는 더 볼 환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A 원장은 “임플란트 상담부터 치료동의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져 임플란트 수술 예약을 잡았는데 수술 당일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선택한 임플란트 시스템의 재고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평소에 재고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 오랜만에 수월하게 이뤄진 임플란트 예약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었다. 환자에게 사과하고 다시 예약을 잡았지만 시간과 기회비용, 또 치과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을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고 전했다.

B 원장은 “재료구매는 대부분 직원들에게 맡기고 있다. 얼마 전 전시회에서 재고가 없다는 말에 여러 가지 재료들을 대량 구매해 왔는데 치과에 돌아와 보니 여러 가지 품목들이 재고가 많이 남은 것을 알았다”면서 “아무도 정확한 재고량을 몰라 벌어진 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단순한 소모품이야 그냥 재고가 파악된 뒤 다시 순서대로 사용하면 되지만, 문제는 유통기한이 있는 재료들이다. 유통기한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버려지거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업체에 유통기한을 넘긴 재료를 교환해 줄 것을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러한 문제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치과에서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장비와 기구, 또 꾸준히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리스트업이 필요하다.

박창진 원장(미소를만드는치과)은 “장비와 기구는 구매일자와 회사, 단가, A/S처 등을 장부에 기재하고, 제품 구입 시 함께 오는 매뉴얼은 파일에 별도로 보관한다”면서 “이렇게 기본적인 것부터 리스트를 만들어야 치과 안의 모든 장비, 재료 등에 대한 재고 관리가 쉬워진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유통기한 있는 재료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사용 중인 제품 1개, 진료실 재료보관대 1개, 창고에 1개, 총 3개 제품을 보유하고 사용 중인 제품이 떨어져서 진료실 재료보관대에 있는 것을 꺼내오는 직원이 바로 담당직원에게 주문을 요청하는 방식이 개원가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간단한 재고관리법”이라고 말했다.

물론 새 제품이 왔을 때 창고에 있는 것을 꺼내 옮겨 두는 것을 잊지 말아야 순서대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재고관리는 치과에서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지만, 시작이 어려운 법이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재고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절감을 해 나간다면 효율적인 치과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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