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가 저렴해도 출납관리 부실하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져’

할인 패키지 구매는 치과계선 많이 활용되는 치료재료 구매방식 중 하나다. 치과 입장에선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이익이고, 업체 입장에서도 한 번에 많은 물량을 판매할 수 있어 불만이 없었다. 이에 임플란트뿐만 아니라, 일반 케미칼 재료나 인상재도 패키지 할인 시기를 노려 구매하는 개원의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개원의가 이익을 보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다. 엉성한 계약관행과 부실한 재고관리로 인해 받아야 할 제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개원의가 많기 때문이다.

패키지 할인 제품을 구매할 때 선결제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일정 물량을 받고, 추후 필요할 때 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받아야 할 시기마다 꼼꼼히 챙기기가 쉽지 않다. 바쁜 진료일정에 치이다 보면 놓치기 일쑤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특판 시기에 구매한 물량이 뒤늦게 생각나 체크해봤는데, 받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며 “일단 업체에 문의하니 다 납품했다고 하는데, 물량은 모자라고 스탭들도 기억을 못해 손해 보는 기분을 지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재고와 제품 출납을 직접 꼼꼼하게 챙기는 원장도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스탭에게 맡긴다. 하지만 제 것처럼 챙기는 스탭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스탭 이직이 잦은 개원가 상황선 장기계약 물량 체크를 스탭에게 맡기는 건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모 업체 중견 영업사원은 “중간 납품물량을 꼼꼼하게 챙기는 치과는 별로 없다”며 “영업사원들도 거래 치과마다 일일이 물량을 체크하기보다 달라고 해야 챙겨주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또한 “일부 업체선 이 같은 개원의들의 습성을 활용해 패키지 할인으로 아예 한 몫 남겨먹으려 들기도 한다”며 “영업사원들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중간에서 제품을 가로채는 것도 여반장이다. 실제로 이를 악용해 중간에서 물건을 가로채 팔아먹는 일부 영업사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문제가 치과와 업체 사이의 시빗거리로 비화되기도 한다. 문제해결도 여의치 않다. 대개 중간에 대리점이나 영업사원이 끼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사원이 그만두거나 해당 대리점과 업체가 계약을 끊으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책임자가 사라지는 셈. 치과서는 물품을 못 받았다고 하소연하고, 업체는 이미 출고됐다고 버티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다.

또 다른 개원의는 “친분 있는 영업사원이 도와달라고 해서 믿고 구두로 계약을 했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며 “계약서도 없는 상황서 해당 영업사원이 종적을 감추면 계약 자체를 입증할 수단이 아예 없더라”고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구두계약 등의 엉성한 계약관행도 문제를 키우는 주범이다.

이에 대해 경영 컨설턴트들은 “자신이 챙기지 않는 재산을 남이 지켜줄 리가 없다”며 “패키지 판매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지키려면, 원장 스스로 재고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매계약과 물품수령에 있어서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충분히 구비해야 한다”며 “눈앞의 이익에 혹해 언제 다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를 물량을 한꺼번에 계약하는 구매습관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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