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인 취미열전 - 새롭게 떠오르는 치과의사 록밴드 ‘블루투스’

매주 수요일 저녁, 상동역 인근의 한 지하 연습실선 한동안 예사롭지 않은 록 선율이 시끄럽게 울려 퍼진다. 록밴드 블루투스가 만들어내는 흥겨운 사운드다.

블루투스는 리더이자 메인 기타를 맡고 있는 김계현 원장(상동모아치과)을 주축으로 보컬 정기춘 원장(팀메이트치과), 세컨드 기타 김태훈 원장(일산모아치과), 베이스 박희성 원장(중동갤러리치과), 드럼 박문성 원장(가좌모아치과), 키보드 고영한 원장(상동모아치과), 퍼커션 강현식 원장(한솔치과) 등 7인의 치과의사로 구성된 록밴드로, 친목 밴드에서 시작해 본격적인 사회인 밴드를 지향하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전남치대 선후배 사이로 만난 이들은 지난 2012년 현재의 7인 맴버로 록밴드를 꾸린 뒤, 지난 2년 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모여 구슬땀을 흘렸다.

타인에겐 그저 시끄러운 취미생활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매 연습마다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진지하다. 매주 한 곡의 연습곡을 지정해 2시간 이상 연습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음악적 외연을 넓혀왔다. 다른 부분은 차치하고서라도 2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매주 연습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어지간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박문성 원장은 “다들 학창시절부터 동아리 활동이나 개별 취미생활을 통해 음악과 악기에 홀린 사람들”이라며 “처음에는 친목을 다지는 의미에서 모였지만, 지금은 명확한 음악적 목표를 갖고 매주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제대로 된 사회인 밴드로서 단독공연까지 생각할 정도로 진지해졌다. 물론 서로 간의 신뢰와 유대도 그만큼 쌓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원의들은 생활리듬이 달라 일반적인 사회인 밴드에선 활동하기가 쉽지 않은데, 같은 직업을 가진 선후배들끼리 의기투합한 밴드이다 보니 더 배려하게 되어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켜켜이 쌓여 이젠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일부분이 됐다”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강현식 원장도 “처음에는 사람이 좋아 모였지만 지금은 실력이 밴드 수준에 누가 되지 않을까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원장도 전문 음악인도 쉽게 갖추기 어려운 퍼커션 풀 장비를 사비로 마련했을 만큼 블루투스에 쏟고 있는 열정이 대단하다.

블루투스 맴버들은 동료 치과의사들을 향해 취미생활의 즐거움을 역설하기도 했다. 힘들고 각박한 개원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소를 되찾고 이를 일상의 경쟁력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

고영한 원장은 “모여서 술자리를 갖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일 이외에도 몰두할만한 일이 있다는 것도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며 “매주 연습을 하고 나면 한 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싹 사라져 진료도 훨씬 더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기춘 원장도 “서로 책임감과 유대감이 없다면 쉽지 않은 것이 밴드활동”이라며 “힘들고 때론 다투고 갈등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서 그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서 얻을 수 있는 충만함을 얻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고 빙그레 웃었다.

블루투스는 올해까지는 모아치과그룹의 요청으로 매년 골든옥토버에서 축하공연을 하는 것 외에는 별도의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었다.

리더인 김계현 원장은 “지금은 요청해오는 행사를 소화하기 위해 원래 우리 밴드의 음악적 지향과는 다른 음악도 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맴버들과 음악적 지향점을 함께 고민하고 실력을 더 다듬어 단독공연을 진행하거나 음반작업에도 들어갈 것”이라며 “빠르게 본궤도에 올라 치과의사밴드 연합 참가와 함께 사회인 밴드들과의 협연도 마련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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