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치과들 장기불황 속 각박해진 세태 반영

잇따른 사건사고와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으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각박해지고 있다. 이는 치과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개원가선 예전에 비해 크고 작은 분쟁이 잦다. 예전에 비해선 송사로 이어지는 빈도도 높다. 이에 많은 개원의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얼마 전 잘 치료해줬다고 믿고 있었던 한 환자에게서 고소장을 받았다”며 “치과로 찾아와 설명을 요구하고 필요한 조치를 추가적으로 받았으면 간단히 해결되었을 사소한 문제 때문이었다”고 한숨지었다.

또한 “환자 입장에선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방식이 문제다. 가장 황당했던 부분은 의료소송으로까지 가는 과정서 고소 이전에 그 문제에 대해 환자로부터 전해 받은 어떤 컴플레인이나 요구사항도 없었다는 점이다. 고소를 위해 다른 치과서 진단서까지 끊는 등 아예 작심한 것 같았다”고 한탄했다.

이처럼 예전에는 단순한 컴플레인이나 환자와의 언쟁으로 그치고 말았을 문제들이 심각한 다툼이나 송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소비자 고발이나 민원 형태로 치과를 압박하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 치과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에 더해, 점점 각박해지고 있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다.

모 학회 법제이사는 “요즘 비슷한 사례로 학회에 법적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점점 미국이나 서구권 국가들처럼 의료분쟁이 송사로 이어지는 추세로 변화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환자와의 갈등뿐만이 아니다. 동료 치과의사나 함께 근무하던 직원들과의 분쟁도 골칫거리다. 공동개원이 파국을 맞는 경우나, 페이닥터 등 직원들과의 고용해제 과정에서 합의가 아닌 송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었다.

지방서 공동개원을 하다가 홀로 나와 새롭게 개원한 A 원장은 “경기가 어려워지고 환자가 줄어들다 보니 치과가 잘 되던 시기에는 그냥 넘어 갔던 사안들에 대해 점점 민감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더 이상 함께 치과를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서로 독자적으로 개원하기로 결정했다”고 고소를 지었다.

또한 “아무래도 모두 경제적으로 예민한 시기이다 보니 갈라서는 과정에서도 지분 비율이나 소유권 분할 문제 등으로 한참 애를 먹었다”며 “다행히 주변의 다른 심각한 케이스들과는 달리 민사소송으로까지 가서 얼굴을 붉히진 않았지만, 법무나 세무 쪽으로 서로 따로 상담을 받는 등 송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대비하긴 했다”고 털어놨다.

개원가가 절도나 사기, 횡령 등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치과 대상 전문털이범이 덜미를 잡히는가 하면, 컨설팅을 빙자한 사기로 인해 피해를 보는 등 피해사례가 적지 않다. 이 경우도 송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B 원장은 “예전엔 피해를 입어도 이미지를 걱정해 쉬쉬하거나 대충 넘어갔지만 요즘엔 분위기가 다르다”며 “개원가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체감되는 부분”이라고 씁쓸해했다.

문제는 많은 개원의들이 법적인 지식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치과 이미지를 우려해 송사를 피하고자 불필요한 금전적인 피해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일부선 이를 악용하는 경향도 있다.

이에 대해 치협 고충처리위원회 측은 “진료과정이나 경영문제로 인해 분쟁에 휘말릴 경우 고충처리위원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법무적인 상담은 물론, 행정적인 상담도 모두 가능하므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잘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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