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온라인 쇼핑몰이 벌이는 무리한 마케팅의 여파가 소매상뿐만 아니라 제조·수입업체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쇼핑몰의 일방적인 가격책정에 시장가가 흐려지고 있는 것. 어려운 경기에 점점 예민해지다보니 갈등양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보다 가격이 싸다. 온라인 쇼핑몰의 존재 이유가 가격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간 어느 정도의 가격경쟁은 용인됐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몰 사이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장기불황으로 구매가 줄어든 여파로, 각 쇼핑몰마다 ‘최저가’, ‘기간한정 번개할인’ 등 각종 보상제도와 저가정책을 내세워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과당경쟁에 시장가가 터무니없이 흐려지고 있는 것. 소매상뿐만 아니라, 제품을 제공하는 제조·수입업체들까지도 걱정할 정도다.

그나마 오프라인 루트로 유통이 되는 제품 가격은 시장가와 다소 차이가 있어도 별 문제가 없다. 조정된 가격이 재료상과 거래치과 사이에서만 공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쇼핑몰에 낮은 가격이 밝혀지면 문제가 달라진다. 최근에는 온라인 가격에 대한 개원가의 관심도 높아, 자칫 일부 쇼핑몰이 독단적으로 내린 가격이 시장가로 인식될 위험성이 높다. 이에 업체는 쇼핑몰 납품 시 대부분 가격을 지켜줄 것을 단서조항에 끼워 넣는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서울역의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사전에 백날 약속을 받아도 소용없다”며 “기간한정 명목으로 짧은 기간만 진행한다며 가격을 내리거나, 배송비 차이라든가 회원수 차이 같이 트집거리를 찾아 형평성을 들먹이며 가격을 흐리기 일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한 번씩 일부 쇼핑몰의 ‘가격장난’이 시작되면, 제조·수입업체는 거래 재료상들의 항의에 몸살을 앓기 십상이다.

서울역의 또 다른 수입업체 관계자는 “어느 쇼핑몰에서 가격이 잠깐이라도 떨어졌다 싶으면 다음날 오전엔 항의전화를 받느라 일이 안 될 정도다. 이건 아니지 않냐”라며 “쇼핑몰에 정식으로 항의하면 다시 가격이 되돌아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한 수입사는 온라인 쇼핑몰에 물건을 일부 납품했다가 가격이 무너져 대리점들이 집단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다. 수습하느라 한참을 애를 먹어야 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 물건을 안 줄 수도 없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당장 매출이 있어야 그나마 버틸 수라도 있다. 점점 파이를 키워가는 온라인 시장을 아예 외면하는 선택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쇼핑몰의 이 같은 가격정책을 감수하기도 어렵다. 딜레마다.

시장경제에서 경쟁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격을 놓고 출혈경쟁을 일삼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국에는 치과시장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업계와 유관단체가 접점 찾기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쇼핑몰도 가격경쟁은 결국은 제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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