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할인 등으로 수가하락 심각
직접 밀링센터 운영 경쟁하기도

최근 기공료를 둘러싼 치과 혹은 치과의사단체와 기공소간 협약이 개원가서 뜨거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에 기공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는 그간 기공계서 문제로 지적됐던 권역화된 대형센터 설립 추세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공계 화두이기도 한 디지털화에 따른 대형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권역화된 센터가 많은 수요를 소화하고, 이것이 기공수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서 최근 한 치과의사신협과 기공소가 맺은 협약이 논란이 됐다. 협약으로 인한 할인이 관행수가의 절반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신협 관계자는 “이번 협약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고 논란을 외면했지만, 당시 기공계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으로 달아올랐다.

해당지역 기공사회 관계자는 “신협 마크가 찍힌 홍보물이 단순히 지역 회원들에게만 전달된 것이 아니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며 “소문을 들은 먼 지역의 원장들조차 해당 기공소에 대해 물어볼 정도로 파장이 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기공계의 민원에 견디다 못한 복지부가 개입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복지부 홍순식 사무관은 “자율경쟁 원리가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과열경쟁을 한층 부추겨 산업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와 독과점을 통한 리베이트 의혹 때문에 중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당 신협이 나서 협약을 철회하고서야 사건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또 다른 지역의 치과의사신협이 특정업체와 협약을 맺고 서울역 인근에 밀링센터 개소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신협선 “모델 작업만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기공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치기협 관계자는 “이 같은 대형화·센터화 추세와 이로 인한 수가하락이 기존 산업을 죽이고, 공멸할 단초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을 놓고 여러 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개원가의 분위기는 다르다. 밀링센터 개소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개소되면 바로 의뢰를 시작하겠다는 치과도 있을 정도다.

한 개원의는 “어려운 경영현실서 협약이나 센터 개소를 통해 기공수가가 낮아진다면 치과 입장에서야 반길만한 일”이라며, “기공료가 낮아진다면 그나마 경영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공계선 반갑지 않은 일이겠지만, 대형화와 센터화가 부작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설비를 갖추고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데서 얻는 이점을 수가로 환원하면, 양질의 기공물을 저렴한 수가로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기공물의 특성상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고 고도의 테크닉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기공계의 우려도 일리가 있다. 규모를 앞세운 경쟁논리 속에서 영세한 기공소가 일방적으로 도태되는 상황도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한 영세 기공소 소장은 “네트워크화로 치과수가가 하락하는 것엔 민감한 동네치과 원장들이, 정작 같은 처지로 몰리고 있는 영세 기공소에 억울하면 기공수가를 낮추라고 면박을 주는 것이 말이 되냐”며 “상생은 입으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가치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다. 자칫 서로 각자의 축을 담당하며 국민 구강보건을 책임지던 한 축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균형 있는 합의점 도출을 위해 치과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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