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품 지출비용 절감 명목
스탭에 비용부담 전가하기도

의료사고 원인될 수 있어 주의
최소한의 감염관리는 필수사항

치과계서 감염관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환자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스탭의 안전까지 지켜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 예전엔 대학병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형 플라즈마 멸균기를 도입하는 치과도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기본적인 청결관리조차 이뤄지지 않는 동네치과도 있다. 플라즈마 멸균기는커녕 진료 시 글러브나 마스크조차도 착용하지 않는 치과도 있을 정도다. 위생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기구나 장비들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동네치과에 취업한 한 신입 치과위생사는 “우리 치과선 글러브를 사용하지 않는다. 프랩이나 레진할 때도 맨손이고, 글러브 자체를 아예 비치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맨손을 환자 입에 집어넣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털어놨다.
이뿐만 아니다. 일부 치과선 글러브랑 마스크 구매비용을 스탭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요구해도 사주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직접 구매하는 스탭도 있다. 또 다른 스탭은 “치과가 어려우니 재료비를 아끼겠다는 명목으로 글러브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 필요할 때만 진료하는 한쪽 손에만 착용할 수 있다”며 “환자에게 왜 글러브를 사용하지 않느냐는 컴플레인까지도 받아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이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것 아끼려다가 찾아온 환자를 잃는 꼴”이라며 “자칫 환자에게 감염으로 인한 문제라도 생기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러는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조금이라도 고정비용을 줄여보겠다는 눈물겨운 노력인 경우가 태반. 매달 소모품에 나가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요즘 환자들의 덴탈아이큐는 생각보다 높다. 입소문이라도 나는 날엔, 환자를 잃기 십상이다. 자칫 감염으로 인한 의료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책임은 모두 치과로 돌아온다. 적은 비용을 아끼려다 큰돈이 나갈 수 있다.
이에 대해 치과장비감염관리자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Doi 김영복 대표는 “JCI 인증을 취득한 일부 치과서는 철저한 손 씻기 교육과 소독관리를 바탕으로 위생 소모품을 줄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라며 “대부분 단순히 비용절감이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위생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같은 행동은 환자에게 불신을 줄 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안전에도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며 “환자와 같이 근무하는 치과 종사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위생관리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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