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HIV감염예방연구회 첫 세미나

▲ 치과HIV감염예방연구회 첫 세미나 참가자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촬영에 나섰다. 맹명호 회장과 고재승 서울치대 전학장, 신승철 교수, 백대일 구강보건협회장, 김동기 전치협부회장, 차혜영 원장, 나성식 원장, 보건복지부 유수생 과장 등이 참석했다.
 

치과HIV감염예방연구회 첫 세미나 참가자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촬영에 나섰다. 맹명호 회장과 고재승 서울치대 전학장, 신승철 교수, 백대일 구강보건협회장, 김동기 전치협부회장, 차혜영 원장, 나성식 원장, 보건복지부 유수생 과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6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선 의미 있는 모임이 열렸다. 치과HIV감염예방연구회(회장 맹명호)가 주최한 세미나가 그것. 창립 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그동안 예방치의학이나 구강보건 쪽으로 관심을 보여 온 치과계 인사들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단출하게 치러졌다.
작지만 이 행사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치과계가 처음으로 HIV 바이러스 감염예방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지금까지 에이즈는 치과에서의 감염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남의 일로 치부돼 왔었다. ‘우리 주변에 에이즈 환자는 없다’는 가정 하에 치료도 하고 수술도 할 뿐, 막상 HIV 바이러스에 대한 대비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서울치대 정필훈 교수는 아프리카 진료봉사 때 겪은 아찔한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주민 대부분이 에이즈 환자인 그곳에서 치료 도중 실수로 주사기 바늘에 팔을 찔린 것. 정 교수는 우선 피가 돌지 못하게 팔뚝을 묶고, 찔린 주위를 압박해서 피를 빼낸 다음 소독을 하고선 곧바로 보건소로 달려가 피를 뽑고 에이즈 검사를 했다. 의사의 권유로 에이즈 약도 먹어봤는데, 캔서 약보다도 독해서 이걸 또 먹느니 차라리 에이즈에 걸리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 다행히 감염이 되지 않은 걸로 결론이 났지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을 했었다고 한다.

구강점막 시료로 10분이면 판명
이날 정교수 이외에도 김용기 가온치과병원장을 좌장으로 4명의 연자가 발표에 나섰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김훈수 국장은 ‘에이즈는 잠복기가 10년에서 15년이나 돼 본인도 모르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당국이 집계한 우리나라 에이즈환자 수는 5천명에 가깝고, 확인되지 않은 인원까지 대략 1만5천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건 실제 에이즈 감염인 단체가 신촌지역 10개 치과를 대상으로 감염 사실을 밝히고 진료를 해주는지를 알아본 결과, 70%가 넘는 치과에서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이들은 대학병원 감염내과에서 협의 진료를 통해 치과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대기 시간이 한 달 이상이나 걸려 대부분 치과치료를 포기하거나 감염 사실을 숨기고 치과를 찾는 게 실정이란다. 그러므로 ‘치과에서 에이즈 검사를 활성화시키면 국민건강증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김훈수 국장은 말을 맺었다.

신승철 교수는 ‘치과에서의 HIV 검사 진료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 치과진료과정 중에 구강점막을 살짝 훑는 것으로 간단히 시료를 채취한 후 10~15분 이내에 양성 반응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어 이미 권장 치과진료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었는데, 한국에서 치과HIV감염예방연구회가 태동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도 바로 이 HIV 항체검사 키트의 도입에 있다.

환자동의율 높이는 방안이 숙제
이 키트는 구강점막을 이용하여 신속하고 간편하며 정확하게 에이즈 검사를 할 수 있을 뿐아니라 지금까지의 ELISA 검사법 보다 12배 이상 비용절감의 효과가 있다는 것. 그러므로 치과를 통한 HIV 항체검사를 활성화시킬 경우 치과 내 감염예방은 물론, 국가의 에이즈관리 사업에도 큰 힘을 보탤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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